나의 인생국밥집이다.
아니, 이었다 가 맞지 이젠.
약 12년전?
그 당시에는 이런 건물도 아니었고,
그냥 시장 길가에 있는 작은 국밥집이었는데...
그 당시 아마 아이폰...4 였을텐데...
암튼 순천 여수 오니까 혼자서는 먹을 수 있는 곳이 없더라.
그래서 자연스레 국밥투어를 하다가 들어간 곳이었는데,
처음 접하는 늬앙스의 돼지국밥이었고,
이 때 내 인생국밥으로 자리매김 했었다.
2019년 방문했을 때 보니
이렇게 큼직막한 건물로 바껴있었고,
그래도 맛은 좋더라.
암튼 친구는 이곳에 와본 적이 없다고 해서
소개할 겸 방문했다.
거리에서 바로 보이는 주방에서
국밥이나 수육이 준비된다.
입구 초입부터 어마어마하다.
입구는 출구이기도 하니까...
손님의 취향에 따라 마실 수 있도록,
원두커피머신과 프림커피머신이 각각 있다.
내부의 모습은 이렇다.
얼추 4인기준으로 20테이블 이상 될 듯?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면 단체석처럼 아주 살짝 분리된 공간이 있다.
벽면에 보면 TV에 방영된 자료나
사진들도 있고, 메뉴판이 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웃장 갔다오고나니 저 1인 인기세트가
야박하게 느껴지네... ㅠㅠ
암튼 건봉국밥과 머리국밥을 주문하고,
하나는 1인 인기세트로 달라고 요청.
벽면 중간중간에는
좋은 음식을 배불리 나눈다는 슬로건? 이 적혀있다.
택배도 된다는 게 놀랍네.
암튼 기본 찬이 먼저 깔린다.
깍두기는 약간 묵은내가 있고,
김치는 묵은내는 없는 잘 익은 김치.
백김치는 풋내가 좀 강하더라.
중간에 셀프코너가 있고,
여기에 후추나 생마늘도 있으니
잘 챙겨가세요.
술 같은 경우에는 술냉장고에 담겨있어서
그냥 소주 달라했더니 참이슬로 갖다주셨다.
근데 소주잔도 새로 제작했다보다.
대단하네.
그리고 나온 수육.
소박하게 데친 부추가 얹어져 있고...
살짝 치워보니 머릿고기보다는
순대와 간, 허파, 오소리감투 등
분식집 순대시켰을 때의 구성에 가깝다.
돈을 지불했음에도
웃장보다 퀄리티나 구성이 안 좋으니 참...
아쉽고만.
암튼 좀 더 기다리니
국밥까지 세팅 완료다.
(다진고추는 따로 요청드려야 한다)
내가 시킨 건봉국밥은
머리고기와 내장이 들어있는건데,
기본적으로 후추가 뿌려져있고,
보이진 않지만 안에 양념장이 들어있다.
그래서 슥삭슥삭 휘젓고 나면
이렇게 빨갛게 변해간다.
그렇게 한입 한입 먹어보는데,
맛이... 변했다.
예전에는 웃장처럼 정말 맑고 시원한, 깨끗한 늬앙스의 국물이었는데,
지금은 웃장같이 맑은 느낌도, 그렇다고 서울만큼 진한 느낌도 아닌,
더군다나 양념장이 들어있었음에도 맛이 공허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기를 먹는데 냉동실냄새가 난다.
와.. 2년전까지만 해도 괜찮았었는데,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소주잔이나, 택배, 도시락 이런 거에 신경쓰면서
맛은 신경을 안 쓴건가.
정말 좋아했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옛날의 감성과 맛, 모두 사라진 거 같아 속상하더라.
그래도 먹긴 먹어야지.
다진고추넣고, 후추 팍팍 치고.
밥말아서 김치와 함께 먹는다.
친구가 시킨 머리국밥.
영상에서 보이듯 머릿고기로만 구성되어 있는데,
의외였던 건 내장까지 들은 건봉국밥보다
맛이 더 진하다고 해야하나?
국물만 맛을 봤는데 분명 같은 국물은 맞으나
건봉국밥보다 더 진한 맛이 난다.
내장보다 고기에서 맛이 더 많이 나오나보네.
웃장에서 그랬듯 국물충인 친구를 위한
국물 리필의 시간.
근데 국밥에 있는 국물보다
기본 육수가 더 깔끔하니 낫다...(?)
이거 참 아이러니 하네.
결국 친구는 뚝배기에 섞지않고
그냥 저 상태 그대로 국물을 흡입했다.
이 날이 일요일이었는데,
다 먹고 나올 때 보니
슬슬 배달주문이 들어오나 보다.
근데 막걸리까지 배달을 가네 :)
암튼 정말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곳이었는데,
정말 너무 실망감이 컸다.
앞으로 건봉국밥은 안 갈 듯...
전 이제 웃장만 갈라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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