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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빚은 삼양주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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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디진 2022. 7.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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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푸디진입니다.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담갔던

삼양주 레시피를 공유할까 합니다.

포스팅은 안 했지만 그간 꾸준히 술을 빚긴 했는데,

주로 단양주를 담갔지, 삼양주는 정말 오랜만이네요 저도.

사실 삼양주를 그간 안 했던 이유가,

기존에는 집에서 쌀을 불린 후 방앗간 가서 빻아왔는데,

집 앞에 있던 방앗간이 사라지면서...

쌀가루 만들기가 너무 귀찮아서 안 했었거든요 ^^;

막걸리 빚는 방법은 이렇게 되는데요.

사실 이건 단양주 레시피라 보시면 되구요.

단양주와 삼양주의 차이는

술을 빚는 횟수를 말합니다.

횟수가 늘어감에 따라

단양주 - 이양주 - 삼양주 - 사양주 - 오양주

라고 칭하는데요.

(단양주를 제외한 그 이상은 중양주로 총칭하기도 합니다.)

술을 빚는 횟수를

빚는 과정에 빗대어 얘기한다면

고두밥 짓고 삭히고 의 과정의 횟수가

술을 빚는 횟수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즉, 저는 밥 짓고 발효하는 과정을 총 3번한 건데요.

다만, 단양주가 아닌 이양주 이상으로 간다면

처음에 짓는 밥은 밑술, 그 이후부터는 덧술이라 칭하구요.

밑술은 고두밥이 아니라 죽, 백설기, 구멍떡, 범벅 등으로 진행합니다.

고두밥으로 진행하면 당화가 더디게 진행되다보니

미생물 증식 및 발효가 더뎌져 잡균에 오염될 수 있거든요.

근데 이렇게 죽, 백설기, 구멍떡, 범벅 등을 하기 위해선

쌀가루가 필요한데, 방앗간이 없어졌으니

멀리 나가서 쌀을 빻아오는 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니더군요.

그러던 도중 쌀가루 파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날이 더운 여름철에는 술 빚는데 있어 변수가 많다보니

더 더워지기 오랜만에 삼양주 한번 빚어보자 싶어서,

이렇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밑술과 1차덧술은 범벅으로 했고,

2차덧술은 고두밥으로 진행했습니다.

 

쌀가루는 멥쌀 습식무염으로 준비하구요,

골고루 익반죽 할 수 있도록 체에 한번 걸러줍니다.

 

익반죽의 포인트는 뜨거운 물을 한번에 다 붓는 게 아니라

3~4회로 나눠서 부어주는 것인데요.

나눠서 하는 이유는 골고루 잘 익혀주기 위함입니다.

고루고루 잘 익혔으면 이제 잠시 식혀주고요.

 

식히는 동안 범벅에 넣을 누룩을 준비합니다.

저는 쌀누룩 200g 과 송학곡자누룩 200g 준비했구요.

범벅이 어느정도 차게 식었다면 넣고

고루고루 섞이도록 열심히 치대줍니다.

송학곡자의 누룩의 경우 저렇게 뭉쳐있다보니

치대면서 최대한 풀어내주고요.

열심히 치댈수록 술맛이 더 좋게 나오니

힘들더라도 열심히...!

저도 평소에는 20분 정도 했지만,

이번에는 30분 정도 진행했네요.

사실 범벅이 25℃ 정도로 내려갔을 때 치대는 게 좋은데,

제가 마음이 급했나봅니다. ^^;

다 치대고 났음에도 온도가 32.9℃ 라서

조금 더 차게 식히고서 용기에 담아줬습니다.

27.7℃일 때 용기에 옮겨줬구요.

이제 48시간을 기준으로 잡고

상태를 보면서 1차덧술 넣을 타이밍을 봅니다.

24시간이 지났을 때 잠시 열어서

위 아래 섞어주면 당화가 더 빨라지니 참고하시구요.

에어락으로 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오는 게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네요.

 

저는 별다른 이상이 없어 48시간이 지날 무렵에 맞춰

밑술과 동일하게 범벅을 준비해놨습니다.

 

그리고 그 때의 밑술의 상태는 이렇게 기포가 올라와있구요.

온도는 25.6℃ 였네요.

 
 

저는 그간 누룩은 따로 걸러내지 않고,

그 용기에 바로 1차덧술을 더해

그대로 20~30분간 치대줬는데요 .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양조와 전통주에 관심을 가지며

컨텐츠도 늘어나고, 자연스레 이런저런 영상을 보다보니

이렇게 누룩의 밀기울을 제거해주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제거를 하면 누룩향이 과하지 않고 깔끔하게 빚어진다고 하구요.

사실 알고는 있었지만 안 해본터라 불안해서 그냥 하던대로 했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제거를 해봤습니다.

 

밀기울을 제거한 밑술에 범벅 다시 넣어주고

뭉친 게 없도록 다시 한번 잘 치대줍니다.

물론 이 때도 범벅의 온도는 차게 식은 상태여야 합니다.

온도가 높으면 알코올 발효를 진행할 효모들이 사멸해버려요. ㅠㅠ

되도록 30℃ 는 넘기지 않는 걸 추천드리구요.

20~25℃ 가 안정선인 듯 하니 참고하세요!

 

하지만 저는 또 34℃라서 27℃까지 식히고 넣었네요 ㅎㅎ

마지막으로 준비할 2차덧술은 고두밥입니다.

저는 찹쌀 3kg 준비했구요.

깨끗한 물이 나올 때까지 조심히 씻어주고는 3시간 동안 불려줬고,

그 이후 30분 이상 물기를 제거해줬습니다.

 

그리고나서는 이제 찜기에 넣고 고두밥을 만들기 시작하는데요.

이제 끓기 시작한 상태에서 쌀을 넣어주고요.

쌀 양이 많은지라 50분~1시간 쪄주고, 20분 뜸을 들여줍니다.

마지막 뜸을 들이기 전에!

위 아래 골고루 익기 위해 주걱으로 살짝 뒤적여주고요,

찬물 조금씩 살수하고 뜸을 들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고두밥도 차게 식혀주고요.

 
 

기존에 있던 밑술+1차덧술의 온도가 24.5℃인데,

여기에 이제 식은 고두밥을 넣어주고 열심히 치대줬습니다.

열심히 치댈수록 쌀알에 크랙이 생기면서

더 빠른 당화와 함께 빠른 발효가 진행될 수 있어요!

다 하고나서 보니 28.1℃네요.

 

그렇게 다시 용기에 담고 주변은 깨끗이 닦아주고,

이제 오랜 기간 발효를 시킬 것이기 때문에,

방바닥이 닿지 않는 곳에 오랜 기간 보관하는데요.

방바닥이 닿으면 혹시나 모를 보일러의 온기 때문이구요.

깨끗이 닦아줘야 하는 이유는

주변이 지저분하면 거기서 산패, 잡균이 생성 될 수 있어요.

 
 
 

그렇게 이제 3주간 발효를 진행했구요.

그간 실내온도가 25℃ 선에서 머물렀기 때문에

굳이 뚜껑을 열진 않았습니다.

에어락으로 발효가 잘 되는지도 확인했고,

당화할 때는 산소가 필요하지만,

알코올발효할 때는 산소가 없어야 좋기 때문에,

뚜껑은 따지 않았어요.

더불어 알코올 발효하며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잡균이 들어올 여지를 막아주기도 하구요. 

근데 어느 정도 쌀알이 떠오를 때?

어느 정도 쌀알과 맑은 술, 지게미가 층을 이룰 때,

사실 어느 정도 발효가 진정될 때부터는 열어도 되는데,

참고참다가 2주 지나서야 아니다 싶어서

골고루 삭힐 수 있도록 뚜껑을 열었네요.

 
 

그렇게 마른 윗면을 넣어서 삭힐 수 있도록 해주구요.

사실 이 방식은 위험합니다.

오랜 시간 마른 윗면이 들어가면 혹여나 모를 잡균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인데,

저는 애초에 잡균이 안 들어갈 수 있도록 안 닫아서

바로 뒤섞어 줬네요.

그리고는 다시 1주일 추가 숙성 진행했습니다.

 

제가 조금 더 일찍 뒤적였다면 가장 윗층에

더 선명하게 맑은 술이 올라왔을텐데,

조금 늦었나보네요.

그 이후 1주일이 지난 상태구요.

 

아무래도 더 이상 밥알이 삭혀지진 않네요 ^^;

이쯤에서 만족하고 걸러봅니다.

양이 많았던터라 거르고 짜내는 시간도 오래 걸렸는데요.

8L 조금 넘게 나왔네요.

이대로 바로 먹어도 되지만,

그래도 냉장숙성 1달 정도 진행하면 맛이 더 탄탄해집니다.

그리고 숙성기간 중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추가발효 때문에,

페트병에 담는 걸 추천드리고 약간의 여유공간을 두시는 게 좋아요.

암튼 숙성 안 된 상태에서 먹어보니

약간 쌀 + 바나나 같기도 하면서,

뭔가 입안에 오일리함이 남는 달콤한 과일류의 뉘앙스와 함께

전체적인 단맛이 좋네요.

하지만 약간의 쌉싸름함이 있긴 한데,

물을 살짝 희석하니 쌉싸름함은 줄어들고 맛은 더 편해져서 좋네요.

아주 만족스럽게 잘 나왔습니다.

그렇게 1달 숙성이 지나고 이제 다시금 먹기 위해

전 한번 부쳐보구요.

 

숙성 전 대비해서 약간의 새콤함이 생겼는데,

질감도 더 부드러워지고, 단맛도 안정적입니다.

기존에 있던 쌉싸름함은 사라졌구요.

미세하지만 새콤함이 생긴 이후는

숙성기간 중 추가발효가 진행되었던 걸로 예상되는데,

이 새콤함이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아줘서 좋습니다.

물 타먹는 것도 좋지만 저는 온더락마냥 얼음을 넣어서 먹는데

이러니 오히려 알코올이 좀 더 느껴지네요.

대신 질감이 벌컥벌컥 마시기 좋아지고,

마지막에 한번 탁 치는 단맛과 향이 좋았습니다.

같이 마시면서 얘기를 나눴으면 좋았으련만 그건 쉽지 않군요 ^^;

암튼 총 2달간의 여정으로 삼양주는 마무리했습니다.

사실 이만큼의 시간과 정성이 들어감에도 해야할까? 싶지만,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게 수제막걸리의 매력인 듯 하구요.

더불어 이렇게 몇번 해먹다보면

전통주를 마실 때 느껴지는 다양한 뉘앙스에 대해

쉽게 다가갈 수 있으실 겁니다.

다음번엔 다시 빚을 삼양주에는 과일 좀 첨가해볼까 싶기도 하고,

최근에 양조 관련 책을 통해 더 다양한 전통주 레시피도 접했는데,

더위 좀 가시고 나면 이것도 도전해볼까 싶네요.

암튼 제 글이 막걸리 담그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더불어 궁금하신 부분 댓글로 달아주시면,

제가 아는 선에서, 혹은 저도 조금 더 찾아보고

같이 의견나눌 수 있도록 할게요!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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