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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나아질 줄 알았는데, 하면 할수록 어려운 양조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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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디진 2021. 3. 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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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삼양주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레시피가 조금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2021년 1월1일 새해를 맞아

다시금 시도한 삼양주.

우선 지난번과 차이가 있다면 동일한 쌀 3kg를 하되

1차 삼양주

2차 삼양주

밑술

멥쌀가루 1kg(구멍떡), 물 1L, 누룩 100g

멥쌀가루 500g(범벅), 물 1.5L, 누룩 300g

1차덧술

멥쌀가루 1kg(고두밥), 물 1L, 누룩 100g

멥쌀가루 500g(범벅), 물 1.5L

2차덧술

찹쌀가루 1kg(고두밥), 물 1L, 누룩 100g

찹쌀가루 2kg(고두밥)

방식이 아예 바꼈다.

밑술과 1차덧술은 효모증식의 목적이 크고,

2차덧술은 효모밥의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보니 밑술과 1차덧술은 범벅으로

2차덧술은 고두밥으로 하게 되는데,

여기서 밑술과 1차덧술을 멥쌀로 하는 이유는,

멥쌀은 찹쌀 대비 점도가 적어 범벅이나 죽, 백설기를 만들기 좋고,

또한 찹쌀보다 당도가 낮아 효모 생육에 적합하다.

당도는 일정량을 넘어가면 오히려 효모가 사멸한다.

그리고 범벅으로 하는 이유는

고두밥보단 쌀가루로 하는 것이

호화도 잘 되고, 고로 당화가 잘 되기 때문.

사실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내가 처음 담갔던 삼양주는

이런 지식 전혀 없이

단양주를 세번 중첩시킨 듯 진행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잘 나왔던 걸 보면...

다만 대다수,

아니 내가 찾아본 자료들은 모두 그렇게 하지 않길래,

이번에 할 때는 아예 방식을 바꿔서...!

물을 밑술과 1차덧술에 몰아서 넣은 이유는,

물이 적당해야 발효가 잘 된다고 한다.

너무 뻑뻑하면 효모가 증식하고 싶어도 공간이 없어서 못 한다고.

암튼 열심히 공부했으니 재도전!

우선 멥쌀가루 500g 과 밀가루 100g 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아직 머리속으로 정리가 다 안 되었던 상태였던터라

멥쌀가루 250g, 찹쌀가루 250g + 밀가루 200g 준비.....

밑술처리 다 끝나고 알아차렸다.

밀가루를 넣는 이유는

밀가루에 있는 젖산균이 PH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잡균들의 발육을 잡아주어 조금 더 안정적인 발효가 가능하다.

이 외에도 누룩과 함께 엿기름을 넣으면

당화가 더 잘 된다고 하는데, 엿기름까지는...

어느정도 내 기준에 맞는 술이 나오면

그 이후부터 엿기름도, 부재료도 넣어보며

또 다른 데이터를 쌓아야지...

암튼 익반죽처럼 뜨거운 물을 조금씩 넣어주며

천천히 천천히, 덩어리지지 않게끔 계속 풀어내주다보면

이렇게 죽처럼 되는데,

이후 온도가 25℃ 정도로 떨어지면

누룩 300g을 넣고 다시금 열심히 섞어준다.

일반적으로 효모는 온도가 14℃ 미만일 때 발효를 시작하기 어렵고

35℃보다 높으면 통제가 어렵고,

40℃가 넘으면 사멸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리고 발효시 25℃ 이상이 되면 초산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고,

효모의 생육적정온도도 25℃ 라서, 그 이상이면 효모 생육이 저하된다.

너무 손이 많이 가는 양조의 세계.

하지만 안다고 해서 꼭 지키진 않는...

사람은 실수를 반복하고,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말이...

잘 감싸놓고 잘 되길 기도하며 잠들기.

밑술작업하면서 제야의 종소리를 들었...지 못했지만

자고 일어난 새해 첫날.

약간 층이 생기고 조금씩 끓기 시작.

다만 방이 좀 따뜻했는지 온도가 높아져서

겨울바람으로 식힌 다음 다시 이불행.

효모의 증식법은 출아법이고,

최대의 생육조건에서의 세대시간은 1.87시간,

최대출아횟수는 24회라고 한다.

이를 곱하면 넉넉잡아 48시간이 되는건데,

그래서 이틀 정도 후에 1차 덧술을 시작한다.

다만 이것은 최대치의 개념이고,

실제로는 12시간 단위 혹은 24시간 이후 12시간 단위로

상태를 체크하며 증식이 끝나가는 듯 하면

덧술을 해줘야한다.

1. 누룩찌꺼기가 위에 떠있다.

2. 술덧이 끓어올랐다가 내려간 흔적이 있다

3. 탄산가스의 기포가 약해졌다.

4. 알코올과 탄산가스로 인한 자극적인 냄새가 난다

→ 근데 사실 이건 나도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냄새도 안 나고 기포도 없으면

효모 활성이 잘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술덧을 저어줘야한다.

5. 기포소리=파도소리라고도 하던데, 어느 순간부터 약해지거나 들리지 않는다.

6. 맛이 시큼해졌거나, 쓰거나, 떫다.

→ 증식 초기에는 단맛이 강하다.

다시금 범벅 마무리하고 온도 내려갔을 때 덧술한다.

발효가 다 끝났던 상황은 아니었던터라

새로운 범벅이 들어가니 바로 기포가 송송송.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이제 2차 덧술을 할 시간.

사실 이 부분은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으나,

밑술부터 1차 덧술까지는 48시간 이내에 진행하지만,

1차 덧술부터 2차 덧술까지는 36시간 이내에 진행한다.

누룩, 즉 효모가 밑술에만 들어갔기 때문에,

1차 덧술 이후에는 시간이 짧아진 게 아닐까 싶은데,

암튼 2차 덧술을 위한 고두밥 준비.

40분간 고두밥을 진행하며

20분이 지났을 때 위 아래 골고루 익을 수 있도록

한번 뒤적여주고...

그러면서 밀기울을 제거한다.

사실 내가 본 사이트에서는 1차 덧술을 할 때

밀기울을 하는데,

그럼 너무 효모증식이 안 될까 싶어

나는 1차 덧술까지는 유지하고

2차 덧술 때 제거를 하였다.

(내가 이해한 밀기울은 누룩을 제거하는 것...?)

고두밥은 넓게 펴서 되도록 빠르게 식힌다.

오랜 시간 수분이 풍부한 상태로 방치하면

호화된 전분이 다시 생전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한다.

호화가 잘 되어야 당화가 잘 되는데,

당화시간이 길어지면

잡균의 오염과 효모증식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밀기울을 제거한 술에

고두밥을 넣고 30분간 버무리기.

이렇게 버무리는 이유는 산소가 골고루 들어가서

효모가 증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효모의 빠른 증식이 알콜발효를 일으키며

Co2 를 생성해 발효통 내부를 덮어버리면,

잡균의 오염을 차단시켜 안정된 알콜발효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손이 많이 가는 부분은 끝났고,

이제 온도유지와 함께 중간중간 이상은 없는지

체크해주는 것만 남았다.

다음날 보니 이제 술을 다 흡수했는지,

이런 모양이고, 잘 되어가는 듯.

그렇게 또 다시 시간이 지나고,

1월 10일쯤 되니 쌀가루 - 밥알 - 윗물로 층이 지어졌고,

발효가 멈춘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한번 뒤적여주니 다시금 끓어오르기 시작하더라.

그렇게 있다가 결국 1월 17일쯤

다시금 끓어오르는 건 멈췄고,

문제는 여기서 어찌해야할 줄 몰라 온도유지시키며 대기.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마침 C막걸리 대표님께 자문을 구해서

술 걸러내기로 결정.

아무래도 처음 삼양주 했을 때는

중간에 고두밥을 한번 더 투입해서 그런지

그 때보다 양이 좀 적다.

그래도 이번엔 술거른 후 후발효? 숙성? 기간을

3주 넘게 유지했다.

이후 1차 삼양주랑 색상을 비교하는데....

띠용?

색상이 왜 이렇게 진하지.

했는데 지금 작성하면서 좀 더 찾아보니

밀가루 함량이 높을수록 누렇고 탁한 색을 띌 수 있다네.

그리고 막걸리용 밀가루는

글루텐 함량이 적은 박력분을 주로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야 맛이 더 맛깔난다네.

추가로 밀막걸리가 쌀막걸리 대비

단맛이 적고 신맛이 나긴 쉽지만 구수하고 묵직한 매력이 있단다.

밀기울을 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이번 술의 앙금 부분이 엄청 질고 무겁다.

술 거를 때 너무 많이 짜냈나 싶기도 한데,

암튼 그래서 결국 윗물 위주로 뽑아냈다.

그리고 남은 부분은 최대한 걸러서 작은 병에 담기.

1차 삼양주와 맛을 비교해보는데,

1차 삼양주는 물을 희석해서 그런것도 있지만,

뭔가 산사춘의 느낌이다.

이것도 어언 3개월의 숙성기간을 가진 마지막 1병인데,

약간 화사한 늬앙스를 가진 달콤한 약주 같다.

그리고 이번에 내린 2차 삼양주는

그래도 5주의 숙성기간을 가졌는데,

뭐랄까 스파이시한 늬앙스가 있고,

자꾸 머리 속에서 약밥과 약과가 그려진다.

분명 맛이 아닌 걸 나도 아는데 왜 자꾸 그려지지?

친구에게 좀 나눠주고 얘기를 나누다보니

대추의 단맛 늬앙스도 있고,

스파이시함 때문인지 대추생강차 늬앙스가 있는 듯?

더불어 좀 진한 대통주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 확실히 도수가 있다는 게 느껴지는데,

그래서 알콜도수 측정기도 구매했는데,

증류해야 체크가 가능하네 ^^...

얼추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택도 없다.

암튼 글이 길어진 관계로

다음 포스트에서 지게미를 이용한 과실주 담그기...

실패편을 공유할 예정이며,

삼양주 레시피 공유합니다.

2021.03.07 추가

친구들에게 좀 나눠줬는데,

이전보다 훨씬 반응이 좋다.

원액 1병과

원액 6 : 물 4 로 희석한 것 1병

총 2병을 챙겼는데,

둘 다 반응이 좋았다.

특히 희석한 것은 기존의 무거움을 날리고

굉장히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느낌.

그렇게 익숙해지고

원액을 마시니 술이 술을 먹은 것일수도 있지만

훨씬 낫더라.

암튼, 생각보다 평이 좋으니

다음 양조의 결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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