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 내려온 이유가 2가지가 있는데,
한가지는 민어였고,
다른 한가지는 바로 이 88포장마차였다.
그래도 이번이 목포 4~5번째인데,
88포장마차는 한번도 안 갔었네.
그래서 이번엔 생똥집과 생닭발을 먹기 위해
88포장마차에 맞춰 일정을 짰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이게 무엇...?
거리두기로 인해 본점이 휴업을...?
진짜 이 순간 멘탈 나감...
암튼 뭐 따로 찾아놓은 곳도 없고
어떡하지 하다가 바로 평화광장쪽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평화광장쪽에 있는 지점에 연락했는데,
지점은 운영을 한다네?!
그렇게 난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평안한 마음으로 들어간다.
망설임없이 생똥집과 생닭발,
그리고 김밥 1인분 주문.
어묵 및 어묵국물과 마늘고추쌈장이 먼저 나오고.
김치와 소스 2종도 같이 나온다.
생각해보니 기름장은 1번 똥집을 찍어먹는 용도로 먹어봤는데,
사실 먹다보니 별도의 소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1도 안 들었던터라
다른 소스는 내가 안 먹어봐서 정체를 모르겠다.
암튼 똥집과 생닭발까지 다 나왔으니
사진 한번 찍어주고,
먹기 시작한다.
우선 육회가 생각나는 양념인데,
그 중에서 마늘비율도 높고
그만큼 마늘의 맛도 조금 강하다.
근데 제대로 된 술안주다.
2인이서 여기에 소주 마시면 꽤 많이 먹을 듯.
중간중간 힘줄? 때문에 약간 질긴 부분이 있긴한데,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다 먹고 나와서 다른 리뷰를 보다보니
중간에 요청하면 익혀주시기도 하나보다...
진작 알았으면 한번 볶아달라 했을텐데...
생닭발은 사실 나도 처음이라 조금 긴장이 되더라.
양념이 듬뿍 버무려져 있는데,
파향도 골고루 섞이도록 한번 더 뒤적여줬다.
한입 먹어보니 뭔가 익숙한 양념이다.
약간 달달한 늬앙스가 강하긴 한데,
설탕의 달달함보다는 마늘의 달달함이 강하고,
그 안에 매콤함도 있고...
계속 생각해보니 이 양념하고 토하젓하고 굉장히 흡사하다.
사실 이 날의 느낌만 보면 거의 토하젓이다 라고 봐도 될 정도로
잘게 다지듯 손질한 생닭발에 토하젓을 버무린 맛이다.
접근하기에 난이도는 있지만,
맛만 봤을 때의 난이도는 굉장히 낮다.
다만 잘게 손질했지만 그래도 닭발에 있는
뼈와 연골 사이의 그 뼈인 듯 아닌 듯한 녀석들이
계속 씹히기 때문에 먹다보면 턱관절을 뻐근해진다.
개인적으로 턱관절이 약해서 마른 안주를 잘 안 먹는데,
이 날 똥집하고 닭발 먹고 이틀 정도 턱이 뻐근하더라.
다음으로 나온 김밥.
맛살과 계란, 시금치, 단무지로만 구성되어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나오면 이건 가성비가 괜찮은데?!
밥은 아주 약간 간간한 듯 한데,
전반적으로 간이 세다는 느낌은 못 받았고,
시금치가 기대 이상으로 채소의 부족함을 채워준다.
사실 김밥을 시킨 이유가 닭발하고 싸먹으면 맛있다고 해서,
그래서 닭발하고 똥집 다 싸봤는데 굳이...?
시금치가 대단하다고 느낀 게
강한 시금치의 향과 맛이 둘 사이를 철저히 갈라놓는다.
근데 아무리 먹어봐도 토하젓 같으면
잘 어울릴법도 한데 싶어서
아예 듬뿍 얹어보니 아, 이제사 어울리네.
어묵국물이 너무 괜찮았던터라
국수도 한번 시켜봤는데,
어묵은 약간 길거리 포장마차가 생각나는 맛이었고,
국수는 당연히 그 베이스에 고춧가루만 들어갔을 거라 생각했는데,
뭔가 고춧가루 비율이 너무 많았던건가?
기대만큼 맛이 안 나더라.
면은 잘 먹었지만 국물은 역시 기본 국물로...
토하젓이 생각나서 밥도 시켜봤는데,
역시 잘 어울리긴 하네.
도저히 다 먹을 수가 없어서
숙소에서 먹을 생각으로 남은 건 포장.
이런 식으로 포장이 되며,
먹다가 두개 섞어먹어봤는데
그것도 맛있더라.
우선 기대 이상의 맛은 아니었지만
실망스럽진 않았으며,
다음에 다시 간다면 김밥과 똥집을 시킬 듯.
그리고 똥집은 반반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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