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가봐야지 가봐야지 했던 곳이었는데,
못 가다가 이번에 방문하게 되었다.
여기가 지도상 A의 위치인데,
B에 손님이 다 차면 여기로 안내해주더라.
처음엔 모르고 여기서 계속 기다렸다는..
작은 공간이지만 여기(A)에서 보이는 술 종류도 엄청나긴 하다.
자 이제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 B로 이동.
이미 사람들이 꽤 차있었네.
입구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풍경 중 하나.
홀 가운데에 떡볶이가 있고,
이게 기본안주로 나온다.
그리고 술냉장고도 보인다.
(냉장고는 사진 외에도 더 있다)
달달매콤한 밀떡볶이.
근데 소스에서도 밀가루맛이 나네.
그래도 술안주로는 괜찮음.
술메뉴판.
종류도 다양하거니와,
상단에 리스트별 특징이 적혀있어,
처음 오는 사람도, 술을 잘 모르는 사람도
보기 편하게 되어 있다.
이는 안주메뉴판.
제일 유명한?
순대크림스튜를 주문.
아 물론 파스타면도 추가.
처음으로 시킨 술은 DOK(독).
서울, 6%, 1000ml, ₩10,000
원래는 이게 달달한 막걸리라서
좀 나중에 마셔야하는 쪽인데...
사실 1000억막걸리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없다고 해서 급하게 변경주문.
우유병같은 곳에 담긴 막걸리라서
잔도 우유잔을 주시는 센스.
참외, 메론향이 나는 달달한 막걸리라는데
정말 메론 과육의 단 맛이 느껴진다.
무겁지 않고 김 약간 빠진 밀키스 메론맛 먹는 듯.
여성분들에게 강추.
떡볶이랑 술 먹다보니 나온 순대크림스튜.
우선 순대가 생각보다 잘 어울렸고,
순대가 있어서 그런가 약간 꾸덕한 질감인데,
뭔가 신림 우리여기서만나에서 먹는 파스타가
생각나는 맛이랄까...?
옆에 뿌려진... 고춧가루? 파슬리? 를 섞으니
약간 매콤해서 좋다.
순대 외에 베이컨과 브로콜리, 버섯이 들어감.
갑자기 등장한 오른쪽 잔.
가야라는 막걸리 시음하라고 주셨는데,
보니까 테이블마다 막걸리 한종류씩
랜덤으로 시음시켜주시더라.
가야 : 부드럽게 묵직하고, 많이 달지 않은 무감미료 막걸리
경남 김해, 6%, 750ml, ₩9,000
암튼 달지 않다면서 주셨는데, 꽤 걸쭉했다.
마셔보니 딱 플레인요거트 먹는 느낌.
이거는 몇 잔 마시면 배 부를 듯.
다음으로 시킨 구름을 벗삼아.
경북 문경, 6%, 750ml, ₩5,000
메뉴판 설명을 보면 탄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데,
확실히 청량하다 해야하나?
다만 뭔가 물이 많이 타진 듯 중간이 빈 느낌인데,
이럼에도 탄산감이 꽤 강하다는 게 신기하네.
가격대도 생각해보면 가볍게 먹기에 좋은 정도.
다음으로 시킨 미아주.
경기 평택, 10%, 375ml, ₩32,000
도산공원 핫플 '미아전'에서 출시한 맑은 탁주라고 한다.
180일 숙성하고 윗물만 직접 걸러냈다는데,
이러면 사실 청주라고 보는 게 맞지 않나?
맛은 모날 데 없는 깨끗한 청주의 느낌이랄까?
이게 양날의 검 같은데,
누구나 편히 즐길 수 있는 맛 같으면서도
한편으론 너무 대중적인 맛이 아닌가 싶은 아쉬움.
다음으로 시킨 부채살 육전.
일반적인 육전과는 다르게 부채살로 한 거라서
꽤나 두께감이 있다.
뭔가 익숙한 맛인데... 생각하다보니
돈가스 먹는 느낌이 조금 난다 ^^;;;
소스는 간장야채소스와 초장야채무침이 있는데,
난 간장이 좀 더 좋더라.
중간에 나온 서비스 굴.
삼천포 자연산 굴이라는데,
비린내 없이 시원하고만.
다음으로 시킨 아황주.
경기 파주, 17% 300ml, ₩13,000
이건 약주인데,
뭔가 청사과의 산미와 약간 흙향? 삼의 느낌이 난다.
약주 특유의 단맛도 있는데,
전반적으로 다 잘 어우러지네.
개인적으로는 백세주와 남원 야관문주를 섞은 느낌?
다음은 해창9도.
전남 해남, 9%, 900ml, ₩18,000
작년 여름에 신림에서 먹었다가 된통 당했는데,
엄청 시큼해서 먹기 힘들었는데,
오... 역시 겨울이라 그런가?
질감 자체는 무거운 편인데 포도느낌이 난다.
컨디션 좋을 때 거봉 맛이 느껴진다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선명해서 놀랍더라.
이렇게 먹고나니 11만원이라는 가격의
해창 롤스로이스가 기대가 되는군.
다음은 송명섭.
전북 정읍, 6%, 900ml, ₩9,000
지금 보니 막걸리계의 평양냉면이라고 적혀있는데,
확 공감가네 ㅋㅋㅋ
이거 지금까지 권해서 좋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진짜 맛이 없는데.... 먹다보면 묘한 중독성이 있다.
단 맛 1도 없는, 밍밍한 맛인데....
가끔 생각난다.
뭔가 변태스러운 맛이야.
술을 이렇게 먹고 있으니
안주를 바꾸고 싶어 감자전 주문.
굉장히 쫀득하다.
소스는 육전 먹을 때 나온 간장야채소스.
원래는 나오자마자 치즈를 갈아주시는데,
너무 바쁘셔서인지 조금 늦게...
그래도 녹긴 녹네.
치즈와 감자는 뭐 잘 어울릴 수 밖에 없지.
근데 감자전을 정말 너무 좋아하면 몰라도
아니라면 굳이 여기와서 먹을 정도는 아닌 듯.
또 한번 서비스로 과일 조금.
마지막으로 시킨 우곡생주.
경기 화성, 10%, 750ml, ₩13,000
故 배상면 회장의 유작인 우곡주의 생막걸리 버전이란다.
이것도 굉장히 걸쭉한데, 꽤나 달달하다.
조금 과장하자면 내가 계속 담갔던 술의 베스트한 모습이 이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
물론 다른 사람들이 공감하기엔 좀 어려운 비유고,
느린마을막걸리의 초사이언형태라고 해야하나?
암튼 개인적으로 뭔가 내 양조의 기준점이 될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계산하기 전 시킨 활명수.
부채표, 0%, 75ml, ₩1,000 (?)
테이블 차지가 시간단위로 있지만,
대신 다양한 술을 합리적인 금액으로 먹을 수 있는 곳.
쉽사리 갈 수는 없지만,
갔을 때는 빡시게 먹고 나와야 한다.
막걸리 별도구매할 경우
기존 판매가 대비 20% 할인해준다고 하니,
다양하게 이것저것 사 볼 생각이 있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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